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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리뷰] 1947 보스톤: 구수한 숭늉의 맛이 나는 영화

by 불타는브로콜리 2023.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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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1947 보스톤: 구수한 숭늉의 맛이 나는 영화

 

안녕하세요. 오늘 살펴볼 영화는 “1947 보스톤”입니다. 우리나라의 마라토너인 손기정, 남승룡, 서윤복을 중심으로 국제 마라톤에 참가를 목표로 둔 영화입니다. 영화의 배경인 1947년은 우리나라의 모습을 생생하게 구현해 내었다고 보았습니다. 한 문장으로 이 영화를 표현하자면, ‘구수한 숭늉 같은 영화’입니다. 우리나라에 대한 주권을 상실하는 것만큼 비극적인 일은 없을 겁니다. 일례로 국제 대회에 참가할 때에도 태극기를 걸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 이러한 비극도 잊히기 마련입니다. 숭늉은 어느 집에서든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음식이었습니다. 오늘날에는 몇몇 식당이나 일부 가정집에서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구수한 맛과 따스한 목 넘김에는 자극적인 맛과는 다른 지친 혀와 코를 도닥여주는 부드러운 손길과 같은 친근함이 녹아있습니다. 오래된 전통을 떠올리게 하는 구수함과 뜨뜻한 열기와 부드러움이 녹아든 숭늉을 닮은 작품이라고 보았습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마라토너 선수와 애국애족이 결합한 구수한 작품이라고 보았습니다. 

 

한줄평

구수한 숭늉 같은 영화

 

영화 <1947 보스톤> 포스터

 

 

영화 정보

  • 감독: 강제규
  • 장르: 드라마
  • 국가: 한국
  • 러닝타임: 108분
  • 평점: 네이버 영화 7.99, 다음 영화 7.7
  • 주연배우: 하정우, 임시완, 배성우, 김상호
  • 개봉일: 2023년 9월 27일

 

메인 예고편 <1947 보스톤>

 

줄거리

손기정(하정우)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웁니다. 조선인으로서 태극기를 달고 뛰어야 했지만 일제감정기라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뛰었습니다. 이를 부끄럽게 여긴 기정은 시상대에서 일장기를 화분으로 가립니다. 이를 알아챈 일제는 기정을 더는 선수로서 출전할 수 없게 막아버립니다.

시간이 흘러 1947년 국내 마라톤 대회에서 촉망받는 인재가 나타납니다. 서윤복은 재능은 있었지만 생업에 쫓겨 마라토너의 꿈을 펼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남승룡(배성우)은 보스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술에 절어 사는 기정을 설득해 감독으로 부르고, 유능하다는 윤복을 섭외하려고 합니다. 윤복은 생계가 빠듯하기에 수입이 없는 선수로서의 생활을 거절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를 제외하고선 출중한 선수가 없었기에 승룡은 자신이 빚을 내어서라도 윤복을 섭외하기에 이릅니다.

윤복은 소문대로 실력은 출중했지만 코스를 미리 숙지하지 못해 늦게 들어오는 등 기술적인 면에서 미숙함을 보입니다. 이를 본 기정은 그가 자신의 신체적 능력만 믿고 오만하게 행동하기에 발생한 일이라고 봅니다. 능력에 의심을 품고 있던 찰나 선수단 마라토너 수습생으로부터 제보가 들어옵니다. 윤복이 승룡으로부터 뒷돈을 받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마라토너로서의 열정은 물질로서 사고팔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믿는 기정은 이 일을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윤복은 기정의 추궁에 선수단에서 물러나기로 합니다.  윤복은 생계를 이어가고 선수단은 국제 마라톤 대회에 앞서 맹훈련을 이어나갑니다. 그러던 와중에 윤복의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기정과 승룡이 먼저 소식을 접하고 급하게 병원으로 향하게 됩니다. 윤복도 병원을 찾아왔지만 이미 늦은 뒤였습니다. 기정은 장례식장에서 어머니의 유언을 윤복에게 전하게 됩니다. 그 유언이란 어릴 때부터 달리기를 좋아하던 윤복이 마라토너로서의 꿈을 이루길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장례식이 끝이 난 뒤 윤복은 다시 선수단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1947년에 조선은 무정부에 가까운 상태로써 한 나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즉, 국제 대회에 기본적인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여러 방법을 모색하던 중에 미국 국적을 가진 기정의 옛 동료로부터 초대를 받는 방법을 떠올리게 됩니다. 어렵게 옛 동료인 마라토너 선수와 연락이 닿게 되었고, 흔쾌히 초대장을 보내주기로 합니다. 보스턴으로 갈 수 있게 되었으나 자금이 모자란 상황이었습니다.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참가하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퍼지자 시민들로부터 후원이 들어오게 됩니다. 또한 보스턴으로 향하는 경유지에서 해외 각지에 있는 조선인들에게도 도움을 받게 됩니다.

길고 긴 여정 끝에 기정과 일행은 국제마라톤 대회 주최하는 센터에 이르게 됩니다. 접수를 하고 주최 측에서 건네는 선수 복장을 받습니다. 기정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건 옷을 뒤져 살펴봅니다. 선수 복장 가슴 측에 태극기도 일장기도 아닌 성조기가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이란 국적으로 참가할 수 없었기에 미국 국적으로 참가조건을 만족시켰던 것이었습니다. 수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먼 나라 보스턴에까지 왔지만 태극기를 달지 못하고 참가한다니 베를린 올림픽 때와 다름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분노에 찬 기정과 일행은 국제 마라톤 대회 주최자를 만나러 무작정을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조선인 국가대표 선수들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게 될까요. 혹은 이대로 고향으로 돌아가야만 할까요.

 

아쉬운 점과 평점

광복 이후와 분단 이전의 조선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마라톤 국가 대표 선수들이 국제 대회 참여 과정을 통해 잘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또한 과거에 나라를 빼앗긴 아픔을 아는 손기정이란 비운의 마라토너와 새내기인 서윤복과 둘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는 남승룡이라는 캐릭터는 영화로서 좋은 배경을 가졌다고 보았습니다. 거기다 실화이니 교육적인 측면도 얻어가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외세에 나라를 잃은 역사적인 상황은 오늘날에도 일제의 잔재가 남아 많은 이들이 고통 받고 있기에 여전히 유효하며 여러 담론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마지막 경주 장면에 있다고 봅니다. 앞에서 나온 스토리 전개에선 긴장감이 있었다면 후반에 마라톤 경주에선 그에 비해 다소 느슨하게 내용이 흘러갔습니다.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코스에 대한 팁이나 호흡 방법이나 라이벌 선수의 정보 등 마라톤에 경주에 대한 사전 지식이 언급이 되었다면 몰입해 볼 수 있었을 거라 봅니다. 사소하지만 마라톤 경주이라는 액션 장면과 진행 상황을 중계하는 자막을 함께 보기 어려웠던 점도 있었다고 봅니다. 카메라 앵글에 따라 경주에 집중하다 보니 자막을 놓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자막의 크기 조절, 가시성 높은 폰트 또는 자막을 읽을 수 있도록 둘 사이에 완급조절을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평점을 준다면 4점을 줄 수 있겠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후 감상

1947년에 제 2의 손기정이 누구인지 궁금해 영화관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잘 볼 수 없었던 광복 이후의 모습과 역사적인 인물을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만족스러운 감상이었습니다. 지인과 이야기를 하던 중에 남북이 분단되기 이전에 조선의 모습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한 몇 안 되는 사례라고도 했습니다. 분단이 되기 이전에 약 5년의 기간 동안에 태극기 아래에 국제대회에 참전했다니 지금으로선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도 보았습니다. 이런 상상만으로도 울컥 솟아오르는 감정이 저 자신에게도 있다는 게 조금은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분단으로 인한 아픔과 안타까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리움이 통일에 대한 염원으로 이어졌다고 봅니다. 보기 전과는 달리 언급할수록 숙연해지고 애절함을 전해주는 작품이었다고 봅니다.

 

명대사

‘조선 사람이라고 해도 다음날이면 일본인이냐 중국인이냐고 물어봐’ 남현(김상호)은 재미 교포로서 기정을 보스턴으로 안내한 인물입니다. 그가 낯선 땅인 미국에서 조선인으로서 살아가며 겪는 답답하고 씁쓸한 심정을 토로하는 장면입니다. 미국인의 멸시에도 조선에 대한 자긍심을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조국을 알리는 행동은 다소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작은 목소리가 쌓여 오늘날에 선진국에 속하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를 지키는 일은 크고 작음을 떠나 여기에 있음을 소리 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기에 명대사로 꼽아보았습니다.

 

마무리

광복 이후 분단 이전의 우리나라의 모습과 시대상을 영화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또한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조선의 위상을 세우고, 전 세계에 정식 국가로 인정을 받게 되는 영광적인 순간도 실감나게 잘 그려낸 영화였습니다. 우리나라를 빛낸 마라톤 국가대표의 여정을 느껴 보고픈 분들에게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재밌는 영화로 찾아오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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