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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리뷰] 시카고: 1920년대 팜므파탈을 대표하는 록시 하트

by 불타는브로콜리 2023.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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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시카고: 1920년대 팜므파탈을 대표하는 록시 하트

 

안녕하세요. 이번에 이야기해 볼 영화는 <시카고>입니다. <시카고>는 뮤지컬로도 더 유명한데요. 저번 달인 8월에 대구에서 내한 공연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12년부터 1~2년 주기로 라이선스 뮤지컬로 공연되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영화 <시카고>는 시원한 안무와 흥겨운 노래와 화려한 영상미가 합쳐져 시청각적으로 볼거리가 많은 작품입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한 문장으로 이 영화를 표현하자면 “죄는 미워해도 록시는 미워할 수 없다”입니다. 살인자인 록시 하트(르네 젤위거)는 한 번도 패소한 적이 없는 변호사를 매수합니다. 피해자가 보기에는 황당할 노릇이지요. 그럼에도 양손에 피를 묻힌 록시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삶을 살던 록시는 어느 날 클럽 공연을 보고 꿈을 갖게 됩니다. 무대에 오르기 위해 수소문을 하던 끝에 한 남자를 만났지만 사기꾼에 지나지 않았죠. 자신의 가치관과 맞는 직업을 갖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누구나 쉬운 길을 바라죠. 다만 그 과정은 도덕적이어야 합니다. 살인은 상당히 무거운 죄목입니다. 그럼에도 록시란 캐릭터에 매료되는 건 씁쓸한 배경에도 굴하지 않고 꿈을 이루려는 투지에 불타오르기 때문일 겁니다. 꿈을 등지고 살다가 기회가 찾아온다면, 누구나 록시처럼 붙잡으려고 할 겁니다. 이 영화는 인생 2막에 관심이 많은 관객들에겐 자그마한 용기를 심어주는 면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 죄가 있어도 록시를 나무랄 수 없는 건 꿈을 좇는 무모한 도전이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기 때문입니다. 

한줄평

죄는 미워해도 록시를 미워할 순 없다.

 

영화 <시카고> 포스터

 

영화 정보

  • 감독: 롭 마셜
  • 장르: 범죄/뮤지컬
  • 국가: 미국, 독일
  • 러닝타임: 113분
  • 평점: 로튼토마토(86%), 팝콘지수(83%) 다음 영화 8.5
  • 주연배우: 캐서린 제타 존스, 리차드 기어, 르네 젤위거, 퀸 라티파, 존C. 라일리
  • 개봉일: 2003년 3월 28일 / 재개봉: 2016년 12월 15일
영화 <시카고> 메인예고편

 

 

줄거리

록시는 벨마 켈리(캐서린 제타 존스)의 클럽 공연을 보고 배우의 꿈을 갖게 됩니다. 가난하고 아무런 연줄도 없던 그녀는 공연 담당자와 아는 사이라는 프레드 케이슬리(도미닉 웨스트)를 만나 몸과 마음을 줍니다. 하지만 프레드는 공연과는 무관한 삶은 사는 가구 외판원에 지나지 않았죠. 록시가 진실을 알아버리자 속인 것에 대한 사과는커녕 외모를 비하하고 거칠게 밀쳐냅니다. 이성을 잃은 록시는 서랍에 있던 권총을 꺼내 프레드를 죽이게 됩니다. 록시의 남편인 에이모스 하트(존C. 라일리)는 아내를 위해 자신이 방아쇠를 당겼다고 형사에게 말합니다. 취조 가운데 불륜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자 배신감을 느낀 에이모스는 태도가 돌변합니다. 아내가 자신에게 거짓으로 증언을 하라고 실언을 해버립니다. 궁지에 몰린 록시는 결국 자백하게 되고, 연행이 됩니다. 형사는 그녀에게 나지막이 한마디를 내던집니다. 교수형에 처해질 거라고 말이죠. 교도소에서 소장인 매트론 마마 모튼(퀸 라티파)은 자신을 마마라고 부르라며 금전을 준비해오면 잘해줄 것을 알려주죠. 교도소에는 클럽에서 공연을 하던 벨마도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여동생을 죽인 혐의로 이곳에 들어오게 되었지요. 꿈에 그리던 배우를 만나 친해지려고 말을 걸어보지만 과거의 성공에 취해 있는 벨마는 거만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 상황을 안타깝게 보던 마마는 록시에게 변호사 빌리 플린(리차드 기어)을 소개시켜줍니다. 단 한 번도 패소를 한 적 없는 그는 시카고 여성 수감자들에게 구세주로 추앙받는 존재입니다. 물론 그만큼의 사례금이 있어야 움직이는 인물입니다. 록시가 딱한 사정을 말해보지만 5천 달러가 아니면 의뢰를 받아들지 않겠다는 냉정한 말만 돌아옵니다. 아내에게 헌신적이었던 에이모스는 전 재산을 긁어모아 빌리를 찾아갑니다. 5천 달러보다 모자란 금액이었지만 추후에 갚겠다는 조건을 내걸어 계약을 하게 됩니다. 빌리는 록시의 무고함을 보여주고자 그녀의 출신지, 가정환경 등 모든 과거사를 재판에 유리하게끔 뜯어고칩니다. 예컨대 중산층에서 자랐지만 비운이 겹쳐져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됬다고 말이죠. 기자회견에서 록시는 빌리의 꼭두각시가 되어 각본대로 말합니다. 힘든 가정사 속에서 술과 재즈에 의지해 살다가 제비인 프레드를 만나게 되었고, 다정하기만 할 줄 알았던 프레드는 날이 갈수록 거칠어졌고 사소한 일로 다투던 중 모종의 이유로 화가 난 그가 총을 찾았고, 그보다 먼저 록시가 빨리 총을 집어 쏘았다고 눈물겨운 호소를 합니다. 각본은 대성공을 거두어 시카고 일대에 신드롬을 일으킵니다. 신문기사 1면을 가득 채운 자신의 사연을 본 록시는 무대 공연에 오른 것 마냥 기쁨에 취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벨마는 어느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벨마는 조용히 록시에게 찾아가 제안을 하나 합니다. 2인조 그룹으로 공연을 함께 하자고 말입니다. 록시는 제안을 거절하고 이전에 당했던 모욕을 그대로 되갚아줍니다. 이대로 재판 일정이 잡히기를 기다리면 되는 상황에 키티란 인물이 살인을 저질러 교도소에 들어오게 됩니다. 언론이 키티에게 주목하자 변호사인 빌리도 관심을 갖게 됩니다. 순식간에 인기를 빼앗긴 록시는 위기의 상황을 모면하고자 혼절하는 연기를 합니다. 다시 주목을 받게 된 록시는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으로 가게 됩니다. 진료실 문 너머로 이를 지켜보던 빌리는 록시가 의사를 포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에이모스는 아내가 임신을 했다는 소식에 기뻐하지만 마지막으로 언제 관계를 가졌는지 불분명하기에 빌리는 정확하게 계산을 해보라고 말하죠. 아니나 다를까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됩니다. 에이모스는 속았다는 생각에 언성을 높여 이혼을 하겠다고 소리칩니다. 과연 록시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이번에도 에이모스가 진실을 밝히게 될까요? 재판은 어떻게 될까요? 록시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빌리의 각본대로 움직이는 언론을 꼭두각시 인형으로 표현한 장면

 

아쉬운 점

노래와 안무라는 뮤지컬적인 요소와 영상편집과 영화연출의 조합으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본 작품이었습니다. 언론과 법조인의 유착을 풍자하는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다만 다른 재판을 다루는 영화보다는 박진감이 다소 평이하게 흘러가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또한 인물이 평면적이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인 록시가 공연 무대에 오르는 꿈을 좇는 동안 내적갈등이 보이질 않아서 감정적으로 이입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연출과 경쾌한 전개를 강조하다보니 분위기와 맞지 않은 갈등 요소는 약화되었다고 봅니다.

 

영화를 보기 전후 감상과 평점

영화를 보기 전에는 뮤지컬 영화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을 거라고 보았습니다. 예상과 비슷하게 시원한 전개와 뮤지컬적인 요소인 노래와 안무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다만 캐릭터에 감정 이입이 될 장면이 적었기에 임팩트가 조금은 부족했다고 느꼈습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범죄/뮤지컬로써 이만한 유쾌함한 영화가 나오기가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작품 속 수감자들은 사형을 면하기 위해 상당한 사례금을 내야합니다. 이러한 암울한 세계관을 덮어버리는 뮤지컬적인 요소를 가져와 유쾌하면서도 가볍게 만들어 대중에게 부담이 적어 접근성을 높인 작품이 되었다고 봅니다. 거기다 언론과 법조인의 유착을 풍자하는 주제가 어우러져 시사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평점을 준다면 5점 만점에 4.5를 줄 수 있겠습니다.

 

명대사

‘서커스 마술처럼 속임수를 보여줘 혼을 빼버려 문제가 터지면 신나게 춤춰서 혼을 빼’ 빌리가 재판에서 외친 대사인데요. 법정에 참가한 모든 이들을 혼을 빼어놓아 사건을 올바르게 바라보지 못하게 만들어 가해자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게끔 유도합니다. 돈으로 매수되는 정의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인데요. 이 대사를 보고 다시금 떠오르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피해자가 입은 해만큼 가해자가 정당한 죗값을 치르게 하는 일은 상당히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법원의 판결에 연연하기보다 사회에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겁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에 관심을 갖고 안전한 환경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하고 실천하려는 시민의식이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어려운 일일 테지만 이러한 사소한 변화가 안전한 사회로 가는 첫 단추라는 걸 인식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강요해선 안 되고 스스로가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최선이라고 봅니다.

 

마무리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카고를 살펴보았습니다. 명성과 달리 아쉬운 면도 있었지만 진취적인 여성이 갖는 시사성과 법조인과 언론의 유착에 대한 풍자는 오늘날에도 영향력이 강한 주제라고 봅니다. 여러분들도 직접 감상해보시고 의견을 나누고 공감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재밌는 영화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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