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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리뷰] 해피투게더: 사랑의 시작과 끝은 맞닿아 있다

by 불타는브로콜리 2023.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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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해피투게더: 사랑의 시작과 끝은 맞닿아 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이야기해 볼 영화는 <해피투게더> 입니다. 1998년에 개봉한 영화이지만 현재까지도 큰 울림을 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사랑의 시작과 끝은 맞닿아 있다"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여요휘(양조위)는 하보영(장국영)은 연인이지만 이별과 만남을 반복합니다. 보영에게 사랑이란 감정에 충실한 것이었죠. 상대에 대한 마음이 식어버리면 이별을 통보하고, 설렘을 느끼게 되면 다시 사귀는 식이었죠. 보영의 이러한 태도는 상대인 요휘에게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죠. 감정이 식는다고 해서 상대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건 무례한 일이지요. 사랑은 단순히 좋아하는 감정만 있어선 안 되는 것이지요. 감정이 식더라도 상대의 좋아하는 모습이나 성격을 바라보고 호감의 표시를 해주어야 연인으로 남을 수 있지요. 또한 상대가 좋아할 수 있도록 있는 행동도 할 필요가 있지요. 사랑에서 감정은 일부에 지나지 않고 나머진 노력의 여하에 따른 것이지요.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요휘는 이별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좋아하는 상대가 있다면 얼마든지 열정적인 사랑에 다시 불타오를 수 있을 테니까요.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기에 이별은 또 다른 시작인 것이지요. 그렇담 좋아하는 상대를 찾아나서는 과정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이별로 변하는 건 연인 관계이지 사랑하는 방법이 달라지는 건 아니니까요. 다시 말하자면 사랑의 시작과 끝은 사랑하는 대상이 바뀔 뿐입니다. 이별했다고 해서 사랑이 끝나는 게 아니죠. 좋아하는 마음을 유지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익힌다면, 우리도 요휘와 같이 시작과 끝에 연연하지 않고서 영원한 사랑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한줄평

사랑의 시작과 끝은 맞닿아 있다

 

영화 <해피투게더> 포스터

 

영화 정보

  • 감독: 왕가위
  • 장르: 드라마
  • 국가: 홍콩
  • 러닝타임: 89분 / 재개봉 97분
  • 평점: 로튼토마토(84%), 팝콘지수(91%), 다음 영화 8.2
  • 주연배우: 양조위, 장국영, 장 첸
  • 개봉일: 1998년 8월 22일 / 재개봉 2023년 3월 30일
영화 <해피투게더> 메인예고편

 

줄거리

두 남자가 이과수 폭포를 보러 여행을 떠납니다. 무작정 떠난 터라 길을 잃어버린 이들은 길가에 차를 세웁니다. 보영은 지도를 보고 있던 요휘에게 말합니다. '우리 다시 시작하자' 고향으로 돌아가는 자금을 모으기 위해 요휘는 부에노아이레스에 위치한 탱고바에서 일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순탄하게 흘러갈 것 같았지만 어느 날 보영이 찾아옵니다. 보영은 여요휘를 보고서도 아는 척도 하질 않는데요. 보영은 남자들과 어울려 어두운 거리를 빠져나갑니다. 요휘는 말도 걸어보지 못하고 어두운 거리에 서서 멀어지는 보영을 바라봅니다. 뒷유리창으로 보이는 쓸쓸한 요휘를 보고 보영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숙소로 걸려온 전화를 받으니 보영입니다. 술에 취해 요휘는 보영이 묵고 있는 숙소 찾아가 그간 쌓였던 앙금을 풀어냅니다. 돌아갈 비행기값마저 몰래 다 써버린 보영이 안 미울 수가 없겠지요. 거기다 차버릴 땐 언제고 다시 모습을 드러내다니 화가 날 노릇인 거죠. 거칠게 주사를 부리는 요휘에 맞서 반항하던 보영은 일순간 행동을 멈추고 질문을 던집니다. '지난 날을 후회하냐고' 요휘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후회한다는 말해버리죠. 잠자코 듣던 보영은 나직이 말합니다. '나랑 같이 있어 줘'. 요휘는 아무 말 없이 건물 밖으로 뛰쳐나와 어두운 밤 거리를 질주합니다. 보영은 지난 날의 용서를 구하듯 비싼 시계를 가져와 탱고바에서 일하던 요휘에게 건네줍니다. 며칠 뒤 멍투성이가 된 보영이 시계를 돌려달라고 합니다. 주었다가 빼앗아가는 보영의 행동에 화가나지만 몰골을 보니 안 되돌려줄 수가 없지요. 여요휘는 시계를 건네며 '다시는 찾지 마'라고 말하고 돌아섭니다. 며칠 뒤 노크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양손이 피투성이가 된 보영이 서있습니다. 양손을 못쓰게 된 보영은 여요휘의 원룸에서 신세를 지게됩니다. 둘은 동거를 시작하면서 다시 가까워지게 됩니다. 거의 모든 일상을 함께 하지요. 밥도 같이 먹고, 티비도 보고, 춤도 춥니다. 탱코바에서 일하는 걸 보영이 싫어하는 걸 알기에 요휘는 식당 일자리를 구하게 됩니다. 요휘는 설거지를 하는 장(장 첸)과 친해지게 됩니다. 서로 고향을 떠나와 돌아갈 돈을 마련하는 처지였지요. 요휘는 식당에서 일을 하다 쉬는 시간이 보영과 자주 통화를 했는데요. 그때마다 장은 내심 부러움을 느꼈던 모양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요휘가 수화기를 잠시 내려놓고 일을 보던 틈을 타 장이 전화를 받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장과 보영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보영은 요휘에게 얼마나 만났고, 몇 번이나 했는지 집요하게 캐묻습니다. 며칠을 시달리던 요휘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장과 함께 몇 번 잤다고 내뱉습니다. 이때 이후로 둘 사이에는 냉기가 흐르게 됩니다. 쉬는 시간에도 전화를 하는 일이 없어졌죠. 손이 낫게 된 보영은 밤이 깊어서야 집에 들어옵니다. 급작스럽게 떠난 줄로만 알았던 요휘는 마음 고생했다는 걸 토로해보지만 보영은 좀처럼 예쁘게 단장하고 거리를 나서는 일을 멈추지 않습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니 집안이 엉망입니다. 보영이 여권을 찾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언젠가 이런 날이 다시 찾아올 줄 알았던 요휘는 여권을 미리 숨겨놓았죠. 아무리 화를 내보아도 요휘는 여권을 내어놓을 마음이 없어 보입니다. 과연 이 둘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둘은 다시 사귀게 될까요.  요휘와 장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주방에서 요휘와 보영이 춤을 추는 장면

 

아쉬운 점

캐릭터의 개성과 연출, 인상적인 배경음, 배우의 연기력,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등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처음 볼 때에는 스토리에 몰입해 공감을 했다면 두 번째 볼 땐 미처 보지 못했던 연출을 집중해서 보았는데요. 예를 들면 요휘가 행복감을 느낄 때 혹은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을 때 흑백에서 컬로로 바뀌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이과수 폭포 수면등을 통해 두 사람의 목적지를 알려주는 것인 줄로만 알았는데, 결말에 이르러선 서로의 사랑의 형태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치였다는 걸 알게 되였죠. 영화 엔딩에서 흘러나오는 Turtles, <Happy Together>의 가사와 영화 내용과도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없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점을 고른다면 메인 예고편입니다. 첫 장면이 거울에 비친 여휘의 속옷을 도드라지게 보여주는데요. 이 영화가 섹슈얼리티를 다루고 있음을 명확하게 드러내려는 감독의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럼에도 시청자에게 수치심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조금은 아쉬웠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기 전후 감상과 평점

홍콩에서 개봉한 영화의 원제목은 춘광사설(春光乍洩)인데요. 직역을 하자면 '구름 사이로 비치는 봄날 햇살'이라고 합니다. 둘의 변덕스러운 사랑과도 비슷하게 보이는데요. 원제목을 통해서 해피투게더를 알게 되었지만 좀처럼 볼 겨를이 없었는데요. 마침 알고리즘을 통해서 양조위 배우를 알게 되었고 관심이 생겼고 지인과 함께 보게 되었습니다. 요즘 영화에 비해 97분이라는 짧은 러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것 하나 나무랄 곳이 없는 영화였습니다. 거기다 시대를 넘나드는 사랑을 주제로 했으니 이정도면 고전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지요. 이 작품을 본 다른 분은 '상대가 있든 없든 감정은 마무리 된다'고 했는데요. 추가적인 설명으로는 우리의 감정이라는 것은 늘 변화하기에 어릴 적에 가졌던 감정을 늙어서도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사랑이란 감정 또한 삶에서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말그대로 춘광사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해피투게더>를 보기까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고, 보고 나서도 살펴보아야 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조금은 버거웠지만 그만큼 훌륭한 작품이었다는 반증이기도 하지요. 평점은 5점 만점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명대사

'우리 다시 시작하자'는 보영이 요휘에게 건네는 대사입니다. 여기에서 뜻이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헤어지자는 뜻, 또 하나는 사귀자는 의미입니다. 한 마디의 말로 헤어지고 만날 수 있다니 재밌지 않나요? 어쩜 헤어지고 만나는 건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늘 그렇듯이 보영은 요휘를 찾게 되니까요. 이와는 반대로 요휘는 감정을 유지하는 스타일인 것이고요. 둘 중 어느 사랑이 상대를 배려하는 일일까요. 미성숙한 사랑과 성숙한 사랑은 둘 다 사랑이지만 배려라는 큰 차이가 있지요. 보영의 변덕스러운 사랑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25년 이란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변함없는 가치를 지닌 영화였습니다. 여러분들도 한 번 직접 보시고 영감을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재밌는 영화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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